사순절을 보내며

킨츠기 (Kintsugi 金継ぎ)라고 하는 일본의 예술이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과 같이 도자기의  깨어진 조각들을 금이나 송진 등의 재료를 이용해 다시 붙이는 기술이자 예술입니다. 이 과정은 도자기의 깨진 부분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도자기 자체의 역사와 존재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독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미지는 아니지만 킨츠기 방식을 이용해 예술로 승화된 도자기의 사진을 사순절 기간이면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예술의 형태가 우리에게 신앙적 깨달음을 주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에 우리는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며 우리의 영적인 상태를 조명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 안에는 부끄럽고 아픈 모습도 있겠지만, 아름다운 모습도 있을 것이고, 우리의 연약함과 깨어진 부분을 더 아름답게 보수하신 하나님의 역사도 있을 것입니다.

사순절을 보내며 말씀 읽기와 기도 가운데 우리 신앙에 원치 않는 금이 간 곳은 없는지, 우리 정신과 육체, 우리 가정과 교회에, 그리고 우리 사회에 부서지고 깨진 곳은 없는지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약하고 깨진 부분을 하나님께서 붙여주시고 더 아름답게 변화시켜 주시기를 함께 기도하기 원합니다. 예수님께서 달리신 십자가 또한 원래는 죄와 형벌의 상징이었지만 예수님 이후에 사랑과 구원과 화목의 상징이 된 것과 같은 하나님의 역사가 지금 이 시대에도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