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미리 생각해보기 (2월 25일 주일 설교)

본문: 창세기 17장 1-7절, 15-16절

이번 주에 우리에게 주어진 본문은 창세기 17장 말씀으로 아브라함에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의 인생은 하나님의 예상치 못한 개입에 의해 인도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75살이 되던 해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그의 사회적 안전망 (본토, 친척, 아버지의 집)으로부터 떠나라고 명령하십니다 (창세기 12장).  그로부터 11년 후에 여행자가 된 그에게 다시 나타나 하늘의 별과 같은 자녀의 축복을 주실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창세기 15장). 그리고 오늘 본문인 17장에서 99세가 되었지만 아직 적자가 없던 그에게 나타나 이번에는 이름을 바꾸라고 말씀하며 그의 삶에 개입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명령을 하실 때 약속/비전을 주십니다. 아브라함은 그 약속을 믿었고, 하나님의 개입이 이끌어 낸 삶의 급진적 변화에도 순종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 ‘믿음의 조상’이라는 별칭으로 불립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는 것을 그의 생애에서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이삭의 출생을 통해 그 성취의 시작을 보긴 했지만, 하늘의 별도, 약속의 땅에 그 자손이 정착하는 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는 약속과 성취라는 두 지점 사이 어느 위치에 맴돌던 (walk around, wander)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던 바였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17장 1절에서 아브라함에게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에 쓰인 ‘행하라’라는 동사는 히브리어 ‘걷다’라는 동사의 파생형으로 앞뒤로 걸으며 맴도는 행위,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삶에 개입하시고 약속을 주시는데, 중요한 것은 그 약속이 성취되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우리가 그 약속 안에서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맴돌며 살고 있는지입니다. 어쩌면 신앙은 약속과 성취의 가운데 어디에선가 끊임없이 Struggle라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사순절을 보내고 있는 이 시기에 이 본문이 우리에게 주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브라함의 삶을 통해, 그리고 그의 삶에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통해, 그가 하신 약속을 이루어 가시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 많은 본문입니다. 설교시간을 통해 이 말씀에 대해 함께 상고해 보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