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성서정과 묵상 (2022년 2월 6일/주현 후 다섯 번째 주일)
2021년 2월 6일 주일
성서정과 복음서: 누가복음 5장 1-11절
누가복음 5장 1-11절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을 제자로 부르는 장면을 기록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은 거룩하고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들은 제자가 되는 것을 평범한 사람들과 구별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하기도 하죠.
하지만 오늘 본문은 특별함이나 비일상성이 아니 일상성을 강조하죠. 예수님이 베드로를 만난 곳은 small fishing business를 하던 어부 베드로의 일터였습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도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는 말이었습니다. 그가 항상 하던 일을 하라고 하셨죠. 제자가 되는 것은 일상에 기반을 두는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일상에 작은 변화를 요구하십니다. 갈릴리에서의 어업은 보통 얕은 물에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주간에 하는 어업 활동은 거의 모두 얕은 물에서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지라고 합니다. 그리고 누가는 갈릴리를 호수라고 표현하죠. 신약성서의 많은 곳에서 갈길리를 바다라고 표현하는 것과 다릅니다. 예수님이 세상을 떠나신 후 사도가 되어 갈릴리가 아닌 이스라엘과 지중해라는 진짜 바다로 나가 일하게 될 제자들의 삶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쓴 것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제자가 되는 것은 일상에 뿌리를 두되 그곳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을 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베드로에게 말씀하신 “깊은 바다 (deep water)”는 고대 문화에서 흔히 혼돈을 상징합니다. 그곳에 그물을 던지라는 것, 그리고 사람을 낚게 될 것이라는 말씀은 타인이 경험할 수 있는 혼돈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것,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에게 혼돈이 아닌 질서, 온기, 아름다움이 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전하라는 말이 아닐까요?
제자로서 또는 제자가 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일상이라는 편안함과 안락함에서 한 발을 내디뎌 혼돈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실천하는 일이 아닐까요?